편안한 음식

어린 시절, 내가 먹었던 음식들은 대부분 어머니가 해주신 것들이었다. 물론 가끔은 외식도 하고 다른 것 좀 먹자고 반찬 투정을 하기도 했었지만 말이다. (인정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 집은 해산물을 참 많이 먹었었다. 거의 매일 생선을 먹었고 심지어 언젠가는 보온도시락통(코멕스 3단?)에 꽃게 튀김과 조기를 싸주시기도 했다. 가끔 소시지와 햄을 싸달라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이내 감자볶음과 가지 조림 등 엄마가 잘하는 토속적인 요리로 다시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때는 이유를 잘 몰랐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엄마는 소시지와 햄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로 만드는 그저 그런 요리. 무엇보다도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아들에게 먹이고 싶지 않아 엄마는 요리하는 내내 불편했을 것이다. 머리도, 손도, 그리고 마음도 말이다.

세월이 흘러 혼자 요리를 해보니 알겠더라. 만드는 동안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는 요리가 있다는 것을. 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자신만의 요리 취향을 다듬어 가는 모양이다.

내가 바라는 곤식당은 바로 그런 공간이다. 엄선된 재료와 구하기 힘든 양념들로 이루어진 최상의 요리가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꼭 필요한 재료와 양념들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 그래서 계속하고 싶은 요리. 그리고 그것들이 가져다주는 바로 편안한 맛.

Taste Comfort!

그렇게 오늘도 나는 그 맛을 찾아 요리를 한다.